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둘 다 가지고 있지만 전자잉크(E Ink)가 가진 매력 때문에 오랬동안 킨들(kindle)을 비롯해 여러 전자책 기기에 눈독을 들여왔습니다.
두 달 전쯤에 아마존(Amazon)에서 한국으로 킨들 3가 배송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주문 할 뻔 했지만 결국 장바구니까지만 담아보고 결제를 하지는 못 했습니다.
그러다가 새벽에 잠이 깨서 들린 클리앙에서 새로운 킨들 발표를 보고 난 뒤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결제까지 완료되어 있더군요. 지름신께서는 부지런하셔서 새벽에도 쉬지 않고 꾸준히 강림하시는 듯 합니다.
DHL 전화로는 내일 도착 예정이었으나 점심이 조금 지난 시각 킨들 4가 도착했습니다. 29일 새벽에 주문을 했으니 일주일도 안 되서 도착한 셈입니다.
킨들 4는 $79짜리 광고 버전과 109 달러짜리 무광고 버전이 있는데 국제 배송은 무광고 버전만 가능합니다. 배송비와 세금에 대비해 먼저 요구하는 Import Fees Deposit $35.87를 합쳐 총 $168.85가 들었습니다.
최초 포장은 그냥 보통 박스입니다. 상단에 경사면에 있는 점선을 따라 과자곽 뜯듯 뜯으면 됩니다. 아마존을 뜻하는 것으로 보이는 a와 미소(썩소) 짓는 것처럼 보이는 곡선으로 뜯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걸 보고 뜯는 법을 배울 것 같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아마존이 날리는 썩소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
뚜겅을 열면 액정에 비닐이 씌워진 킨들과 상단 주머니에 설명서와 제품보증서가 담겨 있습니다. 킨들을 들어내면 그 밑에는 USB 케이블이 들어 있습니다. 아마존의 판매 설명에서처럼 어댑터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설명서와 제품보증서는 다양한 언어로 되어있지만 한국어는 없습니다. 그리고 킨들을 켜는 방법과 USB 케이블 연결 방법에 대한 그림은 보호 비닐 위에 인쇄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비닐은 투명이고 킨들에 그려진 그림입니다.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도 출력이 가능한 전자잉크의 특징을 잘 살린 아이디어였습니다.
전원을 켜면 나무 아래 책 읽는 사람 그림이 나오면서 부팅을 시작합니다. 부팅이 완료된 후에는 간단한 설정 화면이 나옵니다. 킨들은 배송시에 이미 주문한 사람의 아마존 계정이랑 연동이 되어 있습니다. 선물용인 경우 주문자와 소유자가 다르기 때문에 다시 등록해야 하는데 그런 설정 등은 첫 부팅시에 하게 됩니다.
일단 기존 킨들 3와 비교해서 더 가볍고 크기가 작아졌습니다. 그러나 화면의 크기는 눈대중으로 보아 얼추 비슷한 것으로 보입니다. 킨들 4에서 무엇보다 좋아진 것은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가 더 빨라져서 잔상이 남는 느낌이 줄었다는 점입니다. 대신 음악 재생이나 TTS(Text To Speech)와 같은 기능은 없어졌습니다.
또한 전원이 꺼졌을 때 나오는 그림이 인물에서 멋진 사진들로 바뀌었습니다. 광고 버전에서는 사진 대신 광고가 나온다고 합니다.
그리고 직접 텍스트 파일을 넣었을 때 8 비트 시절 토트매트릭스 프린터 생각나게 하는 그런 한글 글꼴에서 비교적 봐줄만한 글꼴이 나오게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 때문에 텍스트 파일을 직접 넣지 않고 이메일을 통해서 넣거나 해킹을 통해 글꼴을 바꾸신 분들이 많으신 것으로 압니다. 아주 미려한 글꼴은 아니라고 생각되지면 그럭저럭 봐줄 정도는 되는 수준의 글꼴입니다.
아직 킨들 4를 받아서 충분히 사용을 해보지는 못 했기 때문에 사용기가 아닌 개봉기 정도로 글을 마칠까 합니다. 두세달 정도 킨들을 사용해보고 난 뒤 기회가 되면 좀 더 밀착된 사용기를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