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이나 연기를 거듭했던 올티(All of the Tea) 모임을 다녀왔습니다. 행복해야 할 일요일 아침은 촛불 집회 강제 해산 소식에 망쳐졌고, 그 때문인지 몸이 무거웠지만 이미 약속한 모임인지라 부랴부랴 외출 준비를 하고 지하철에 몸을 실었습니다.

모임 장소 안내는 홍대라 했지만 1차 장소인 ‘미즈모렌’ 약도를 보니 6호선 상수역 바로 옆이라 갈아타는 불편없이 갈 수 있었습니다. 상수역 근방이라 안심하고 약도 없이 갔는데 막상 도착하고 보니 홍대 특유의 골목길들 때문에 결국 전화 한통의 힘을 빌릴 수 밖에 없었지요.

카페 미즈모렌

미즈모렌은 흔한 커피 위주의 카페지만 특별한 것이 있는데 바로 ‘저온 추출 커피’입니다. 커피라고 하면 뜨거운 물로 드립을 하거나 에스프레소 방식으로 만들기 마련인데 이곳은 저온 추출이라고 하여 상온의 물을 가지고 12시간 동안 천천히 커피를 추출한다고 합니다.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많은 종류의 커피 맛을 보기 위해 각자 다른 커피를 시켰는데 종류를 불문한고 다 맛있더군요. 물론 그 중 제가 주문한 것이 제 입맛에는 딱이었습니다. 그 쓴 맛과 신 맛의 적절한 조화란…

하지만 딱히 다른 곳보다 특별히 맛있다기 보다는 그냥 맛있는 카페 중 하나 정도라고 해두고 싶습니다.

저녁 식사는 오코노미야끼로 유명한 ‘후게츠’를 갔습니다. 이름이 알려진 집이라고 하더니 대기 시간이 상당하더군요.

오코노미야끼를 2개 시키고 야끼 우동류와 계란 말이(?)를 곁들여서 저녁 식사로 삼았습니다. 대기 시간도 길고 만드는 시간도 길었지만 먹는 시간은 금새더군요. 더구나 술을 마시는 사람도 없었으니 더했지요.

후게츠

오코노미야끼는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만들어주신다고 합니다. 탈 것 같다고 직접 뒤집으면 혼난다하니 요리하시는 분을 믿고 기다리시면 될 것 같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다들 홍대 쪽으로 가야해서 혼자 상수역으로 향했습니다. 그냥 집으로 들어가기 아쉬워 백오에게 연락, 롯데리아 아이스크림을 한 그릇씩 퍼먹고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주로 밤에 홍대를 가서 몰랐는데 미즈모렌 근처에 깔끔한 분위기의 카페들이 참 많더군요. 다시 옛날처럼 주말마다 책 한 권과 카메라를 들고 카페 탐방을 다녀보고 싶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