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그루 게스트하우스

제주도 여행에 항공권 다음으로 신경이 쓰이는 것이 숙박입니다. 특히 여러 명이 같이 가지 않고 혼자 가는 경우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저도 혼자가는 도보 여행이었기 때문에 게스트 하우스에서 주로 묵었습니다. 제주도에 도착한 날은 모텔, 그 뒤로 쭉 게스트 하우스, 마지막 날은 찜질방이었습니다.

게스트 하우스는 한 공간에 여러명이 동시에 묵는 곳입니다. 보통 15,000원이나 조금 더 비싼 곳도 있지만 20,000원을 넘기지는 않습니다. 15,000원 보다 비싼 곳은 뭔가 추가적인 서비스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식사를 제공한다던지 말입니다.

게스트 하우스는 보통 올레길 한 코스 종료 지점과 다음 코스의 시작 지점 근처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약간 떨어진 게스트 하우스의 경우 보통 픽업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픽업은 근처의 2 ~ 3개의 코스 종료점/시작점과 게스트 하우스 사이를 차량으로 이동시켜주는 것을 말하는데, 게스트 하우스마다 픽업 시각이 다르고 아침 픽업(게스트 하우스에서 올레길로)은 하지 않는 등 게스트 하우스별로 다르게 서비스가 제공되므로 미리 확인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림 게스트하우스 이층 침대

또한 비성수기에는 보통 자리가 있지만 인기 게스트 하우스나 성수기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이용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미리 올레길 여행 일정을 정하고 그에 맞춰 게스트 하우스를 예약 해두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게스트 하우스가 제공하는 서비스들은 세탁기, 픽업, 락커, 식사, 모임 등이 있습니다. 게스트 하우스마다 다르니 어떤 서비스가 꼭 되어야 한다고 하시면 미리 정확히 확인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카페나 사이트를 운영하니 해당 카페/사이트에서 찾아보시면 빠릅니다.

사람 만나서 같이 노는 것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유명하고 큰 게스트 하우스가 좋고, 아니라면 소규모 게스트 하우스를 추천합니다. 큰 게스트 하우스는 자체 프로그램이 있어 방문객끼리 만나서 놀 수 있는 행사를 제공합니다.

저는 한림 게스트하우스, 두그루 게스트하우스, 중문 제이제이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두그루 게스트하우스가 참 좋았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고 유일하게 이틀을 묶은 곳이기도 합니다. 주인분이랑 저녁에 같이 맥주를 마시기도 했습니다. :-)

한림 게스트하우스

한림 게스트하우스는 장소가 넓어 많은 사람들이 이용 할 때 좋을 것 같았습니다. 원래 찜질방이었던 곳을 개조해서 만든 곳입니다. 다른 게스트 하우스와 비교 했을 때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한림항에서 매우 가까이 있습니다. 14 코스를 돌고 15 코스를 시작하실 때 좋을 듯 합니다.

중문 제이제이 게스트하우스는 원래 다른 용도의 건물을 통째로 개조해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건물은 상당히 큽니다. 하지만 건물 크기에 비해 침상 수가 많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중문 관광단지 입구에 있기 때문에 중문 관광단지를 즐기시거나 올레길 6, 7, 8 코스를 걸으실 분들께 좋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 낯선 사람들과 함께 지내야 한다는 것이 좀 걱정스러웠으나 다들 초면인데도 서로 금새 친해지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비슷한 목적으로 똑같은 장소에 멀리 와 있다는 점이 금새 친해질 수 있는 동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마음 맞는 분이라면 다음 날 올레길 코스도 맞춰서 같이 갈 수도 있습니다. 저도 중문 제이제이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두 분이랑 올레길 6 코스를 같이 돌게 되었습니다.

중문 제이제이 게스트하우스

제주시내의 모텔은 3만원이 기본인듯 합니다. 아마도 성수기에는 더 비싸질 것 같습니다. 모텔의 수준은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전에 전국 여행을 다니면서 다녔던 모텔들보다 비싸면서 시설은 더 나쁩니다. 다시는 모텔에서 자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찜질방은 제주 공항을 이용해야 할 때 추천 해드립니다. 추천을 받아서 용두암 해수랜드를 갔는데, 공항과 도보로 30분 이내의 거리라 밤 늦게나 새벽 일찍 공항을 이용해야 할 때 택시비 쓰지 않고도 접근 가능해서 좋았습니다. 홈페이지에서 할인쿠폰 출력도 가능하니 미리 챙기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시간이 되면 용두암 관광도 가능합니다.

만약 지금 다시 제주도 올레길을 가게 된다면 이런 식으로 숙소를 이용 할 것 같습니다.

우선 올레길 코스를 정합니다. 가능하면 한 게스트 하우스에서 연속으로 이용 가능한 그룹으로 합니다. 예를 들어 6, 7, 8 코스처럼 말입니다.

중문 제이제이 게스트하우스 아침 식사

그리고, 해당 코스에 픽업을 해주는 게스트 하우스를 예약합니다. 항공권 구입료를 절약하기 위해 저녁 비행기로 가서 용두암 해수랜드에서 하루 밤을 보냅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버스를 타고 올레길로 이동해서 걷습니다. 그리고, 예약해둔 게스트 하우스에서 묵습니다. 다음 날 올레길을 걷는데 필요한 간단한 물건만 챙겨서 다음 코스를 걷고 다시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갑니다. 이런 식으로 계획했던 코스를 다 돌면 저녁에 제주시로 다시 돌아가 용두암 해수랜드에서 밤을 보내고 새벽 비행기로 돌아갑니다.

시간 여유가 있어 보다 많은 올레길을 걷게 된다면 다음 올레길들에 접근이 쉬운 게스트 하우스만 하나 더 예약하면 될 것 같습니다.

게스트 하우스라는 것인 좀 낯설 수도 있지만, 혼자 떠나는 도보 여행에 이만한 숙소는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휴식과 함께 많은 여행자들을 만날 수 있는 경험은 정말 색다르며 한번쯤은 경험 해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