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을 했으나 아직 집에 두고 온 짐이 너무 많다. 모두 다 가져 올 수야 없겠지만 일부라도 가져와 곁에 두고 싶었다. 허나 둘 공간이 어디 있던가.

잠자리에 누워까지 고민하던 끝에 가구를 들여놓기로 했다. 이사 할 때 생각 해 가구는 사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수납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듯 하다.

예전부터 가구는 이케아를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었다. 단순하고 현대적인 모양새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이리저리 둘러 보다 CD 장, 책장, 옷장 이렇게 셋을 점 찍었다. 신발장과 책상도 고민 중이나 나중의 일이다.

셋을 한 번에 주문하려고 보니 가격부터 배송까지 고민이 아닌 것이 없다. 거기에 조립도 해야 할 것 아닌가. 산 뒤에 후회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까지 솟아났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보낸 시간이 일주일이다. 문득 또 한꺼번에 해치워 버리려는 것 아닌가 싶었다. 고질병이다. 작게 시작하자.

사려고 점 찍어 놓은 것 중 제일 싼 CD 장을 먼저 주문했다. 어제 저녁 집에 놔두었던 것을 옮겨 시간반 부지런히 손을 놀리니 하얀 CD 장 하나가 방 한구석에 자리 잡게 되었다. 중간에 망치가 없어 비 내리는데 사러 나갔다 온 것을 빼면 어려운 일도 없었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고나니 이케아 가구의 품질 같은 것도 직접 느껴 볼 수 있었고, 배송이나 조립도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니 실패 했을 때 손실도 줄일 수 있고, 해내기도 수월해 일의 익숙함과 함께 성공의 기쁨도 금새 얻을 수 있기에 좋다.

이번에는 책장을 주문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