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격변이 시작되지마자 컴퓨터마저 대격변을 일으키는 바람에 초반에 달리지 못 했습니다. 그 덕분인지 주력으로 하는 언데드 사제 ‘레핀’을 아주 한참 늦은 시기에 85 레벨을 달아버렸습니다. 85 레벨을 단 후에 이미 다른 분들은 한참 치고 나간터라 영웅 던전을 다녀야 한다던지 하는 의욕이 별로 안 생기더군요.
거기에 리치왕과 다르게 데스윙은 뭐랄까 전혀 흥미가 생기는 캐릭터가 아니었기에 레이드를 안 해도 그만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요리, 낚시 퀘스트나 하면서 있었고 주말에는 주로 얼라이언스를 플레이했습니다.
얼라이언스에는 인간 마법사 ‘로스린’ 딱 한 개만 키우고 있었는데요. 마법사라 그런지 사냥도 시원시원하고 일반 서버인지라 호드와 다툼도 없이 편하게 천천히 키울 수 있었습니다. 대략 작년 말부터 퀘스트를 시작했으니까 한달 정도 걸려서 85 레벨을 단 셈입니다.
예전에 호드와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 전개를 가진 얼라이언스를 참 재미있게 했었는데, 이번 대격변은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마지막 지역은 ‘황혼의 고원’ 빼고는 호드와 퀘스트가 거의 일치합니다. 퀘스트를 주는 NPC가 다르더라도 퀘스트 배경이나 달성 조건이 같은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더군요.
그나마 황혼의 고원이 조금 다르기는한데 호드 쪽 퀘스트가 훨씬 더 흥미롭고 웅장합니다. 얼라이언스 쪽은 와일드해머 부족과 소소한 개인 이야기에 중심이 놓여있다 보니 그런듯 합니다.
호드와 얼라이언스 양 쪽의 이야기를 모두 마치고 나니 좀 힘이 쭉 빠지네요. 요즘 날이 춥다고 외부 활동도 거의 하지 않고 주말이면 방 안에만 있었는데, 일단 대격변에서 제일 하고 싶었던 것은 해놓았으니 이제 좀 바깥 바람도 쐬러 다니고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