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오닉시아 25인에서 나온 골드가 많지 않아 한 사람에게 몰아주기로 하고 주사위를 굴렸는데 당당히 1등을 해서 골드를 받았습니다. 그 동안 한 번도 골드 몰아주기 주사위에서 1등을 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 뒤에 십자군 25인 일반을 갔는데 다 끝나고 심연의 수정과 도안 몰아주기 주사위를 했습니다. 여기서도 또 다시 1등.

어쩐지 오늘 심상치 않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간 오닉시아 10인. 전투 시작 전에 공장님이 주사위 파티라고 하시더니 오닉시아 비룡 떨어지면 그것도 주사위라고 하시더군요. 그 순간 어째 떨어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에이~ 설마~’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나올 확율이 매우 낮은 것이었으니까요.

오닉시아를 잡고 갑자기 채팅창에 ‘헉’ 하는 소리만 들리더군요. 오닉시아의 비룡이 진짜 떨어졌습니다.

다들 긴장하는 눈치가 역력했습니다. 오닉시아 비룡은 아직까지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이 가지고 있는 것이니까요.

드디어 주사위 시간. 마음 속으로 간절히 바라고 주사위를 굴렸습니다.

헉! 제가 또 다시 1등입니다. 공격대 대화창에는 부러움과 질투 어린 대화가 쏟아지고, 득한 사실을 길드창에 알리자 많은 길드원들이 축하의 말씀을 건네 주셨습니다.

갑자기 평생의 운을 다 써버린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이 때가 기회다라고 생각하고 로또를 사러 나갔습니다. 평생에 한 번 운이 왔다 간다면 바로 지금일 것이라는 느낌이었거든요.

아. 그런데 로또를 안 팔더군요. 집근처에 로또 판매점이 없어 한 블럭이나 떨어진 편의점에 갔는데 12시가 넘어 안 된다는 겁니다. 그 때 시계를 보니 12시 8분 정도.

제 운이 로또에까지는 다다르지 않았나 봅니다. 그래도 오닉시아의 비룡 고삐도 얻고 많은 분들의 축하도 받았으니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얼마 전에 보라색 원시 비룡도 얻었는데 둘 중 어떤 것을 타야 하나 고민하다 결국 무작위로 탈 수 있게 매크로를 조정했습니다. 앞으로 이 놈 타고 신나게 날아 다녀야겠군요.

오닉시아의 비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