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잔치를 마치고 돌곶이역을 나와 집으로 향하던 길이었습니다. 보통은 다소 돌아가는 길이기에 그 길로는 안 다니는데 곧고 편하다는 이유로 그 날 따라 그리 향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정도 한참을 가는데 한 길 고양이가 길을 따라 제 옆을 지나가더군요.

보통 저는 길 고양이를 보면 인사를 하곤 합니다. 그래서 그 때도 평소처럼 손을 들어 인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길 고양이들은 보통 인사를 하면 경계를 하거나 빠르게 도망을 가곤 하는데 이 고양이는 천천히 걷던 걸음을 멈춘 채 저를 묵묵히 쳐다보더군요.

어두운 밤이었기에 검은색 눈이 활짝 열린 채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저를 쳐다보더군요. 너무 의아한 느낌이더군요. 참 이상한 느낌이었습니다.

손을 내리고 다시 갈 길을 따라 고양이를 지나쳐 몇 걸음을 더 걸었습니다. 그 때 바닥에 뭔가 있더군요.

아까 그 고양이와 똑같은 털 빛을 한 아가 고양이가 처참한 모습으로 죽어있었습니다.

깜짝 놀라 아가 고양이의 시체를 빙 돌아 빠르게 지나쳤습니다.

그리고 아까 지나친 고양이의 눈빛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그 알 수 없는 눈빛. 자식을 잃은 어미의 눈빛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 그 고양이의 눈빛이 떠오르더군요.

동물에도 영혼이 있다면 일찍 생을 다한 아가 고양이의 영원한 안식을 빌고 싶습니다. 그리고 어미 고양이도 다시 슬픔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온을 찾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