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읽었다. 무소유에 이어 두번째 법정 스님 책이다.
흔히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간다고 삶을 말한다. 이렇듯 사람은 무(無)에서 태어나 무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읽으며 무로 돌아가기 전에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고민이 든다.
생각이 몇개 떠오른다. 그 중 가장 마음이 가는 것은 사라진 나 이후에도 남게될 것들을 말끔히 치워놓는 일이다. 치운다 하였지만 날 때 가지고 난 것이 없으니, 빌려온 것을 돌려준다 말하는게 어울린다.
빌려온 것에는 일상의 물건도 있겠으나, 생각과 말 또한 실상은 빌려온 것이다. 그런 연유로 법정 스님이 말 빚을 남기지 않겠다 하시며 쓰신 책을 없애달라 하신 것이 아닐까 싶어진다.
운을 바라며 살지는 않지만, 떠날 때 빚을 갚고 갈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