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때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많은 분들이 좋은 팀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씀하십니다. 물론 제일 중요한 것은 팀입니다. 혼자서 뭔가를 이룬다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저는 여기서 좋은 팀을 완성시키는 단 한 명의 중요한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바로 감독(Director)입니다.

좋은 팀에 있어 좋은 감독이란 화룡정점과 같습니다. 야구로 비유하자면 디렉터는 투수입니다. 다른 선수들도 중요하지만 투수의 중요성과는 비교 할 수 없습니다.

얼마 전까지 저는 팁의 협동, 수평적 관계 등을 제일 중요시 했습니다. 물론 이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저는 협동이나 수평적 관계에 함몰되어 있었습니다. 바꿔 말해 협동이나 수평적 관계가 필요하지 않은 것에까지 그 둘을 적용하려고 한 것입니다. 네. 아주 커다란 실수입니다. 그리고 반성하고 있고, 다시 실수하지 않기 위해 기록의 목적으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의 팀에 있어 의사 결정 과정은 영화 촬영장에서 감독의 결정처럼 빠르고 독단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돈과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렇기에 좋은 감독이 독자적으로 의사 결정하여 프로젝트를 끌고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팀원들은 영화 제작처럼 감독의 결정에 따라 자신의 맡은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물론 감독에게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일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든 것은 감독의 취향과 결정에 따라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렇다면 이제 어떤 감독이 좋은 감독인가 하는 문제가 남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 얼마 전 애플과 구글을 비교한 글에서 영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결론를 먼저 말하자면 좋은 감독이란 바른 취향을 가진 감독입니다.

즉, 자신의 취향대로 느끼고 결정을 할 뿐인데 그 취향이 대중에게 잘 받아들여지는 것입니다. 스티브 잡스와 관련해서 이런 말이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쓰고 싶어하는 물건을 만들 뿐이다.” 그렇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의 취향에 맞지 않지만 잘 팔릴 것으로 예상되는 물건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자기 취향대로 쓰고 싶은 물건을 만들다 보니 잘 팔린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만큼 감독에게 있어 바른 취향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실력이 있다고 평가받는 사람일수록 취향이 매우 독특하거나 대중과 괴리되어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그렇지 않다고 보이는 사람에게 바른 취향이 상대적으로 자주 더 발견됩니다. 그러나 감독과 같은 중요한 자리는 보통 취향이 독특한 실력이 검증된 사람이 차지하게 마련입니다.

저는 똑똑한 인재들과 그들이 모인 팀이 왜 그렇게 대중과 동떨어진 그들만의 서비스를 만드는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여기서 찾으려고 합니다. 취향은 실력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자연적으로 내재된 코드이기 때문입니다. 실력과 바른 취향과는 서로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스타트업에 팀을 만드신다면 꼭 좋은 감독을 한 명 포함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그 감독의 취향에 따라 서비스를 만들면 됩니다. 물론 그 감독이 바른 취향이 가지고 있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