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때까지만 해도 학과 전시회를 비롯해서 PC 통신, 인터넷을 통해서 여러가지 일을 했었습니다. 요즘 옛날 데이터를 정리하고 있다 보니 스스로도 대견스러울(?) 정도로 여러 일을 해 놓았더군요.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뚜렷이 뭔가 한 것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간단한 툴이나 버그 픽스 정도가 전부였던 것 같네요.
그나마 돌아보면 가장 공헌했다고 볼만한 것은 사과나무 UI인 것 같습니다.
사과나무 UI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 애드온 모음집의 이름입니다. 사실 UI라는 이름을 붙이기 어색 할 정도로 UI 상의 변화는 없이 기능 확장 위주의 가벼운 애드온 모음집입니다.
2005년 11월에 1.0 버전이 나와서 어제 3.2 버전까지 총 39개의 버전이 있었습니다. 햇수로 5년 동안 꾸준히 버전업이 됐습니다. 중간에 그만 둘 생각도 있었지만 아마도 제가 와우를 계속 즐기고 있었기에 이 작업을 계속 해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과나무 UI는 모음집이기에 제가 직접 개발한 애드온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다른 개발자들의 결과물입니다. 그런 결과물을 가지고, 선별하고 테스트 한 후에 버그 수정과 지역화 작업을 하고 패키징 하여 만들고 있습니다. 우분투 리눅스와 비슷한 면이 있다고 보시면 딱 맞을 겁니다. 물론 규모 차이는 어마어마 합니다.
앞으로 언제까지 사과나무 UI를 유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들어 다시 해보고 싶은 일들도 많아지고 있고, 덕분에 와우 플레이 하는 시간도 얼마 안 됩니다. 애드온 모음집이라는 것도 스스로 와우 플레이 중에 느끼는 부족한 부분을 잘 잡아내야 하기 때문에 와우를 하지 않고서는 만들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사과나무가 나올 때마다 잊지 않고 기다려 주시면서 감사의 말씀을 보내주시는 분들 덕에 큰 힘을 얻고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와우 서비스가 종료되는 그 때까지 사과나무 UI도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