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퀘스트를 매우 열심히 하는 편입니다. 퀘스트를 하면 플레이 시간에 대한 부담도 적고 스토리도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매우 세계관이 치밀하고 스토리가 흥미진진하기 때문에 퀘스트 내용 또한 하나하나가 마치 싱글 게임의 그것처럼 재미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가끔 네싱워리 퀘스트처럼 무의미한 반복 퀘스트도 있지만요.
개인적으로 호드, 얼라이언스 통틀어 가장 감동적으로 꼽는 것이 바로 나그란드에서 호드 진영이 수행 가능한 일명 대모 퀘스트입니다.
스포일러
나그란드의 마그하르 일족은 피의 저주가 오크에게 내려지기 전의 순수한 오크 혈족입니다. 이들은 전혀 타락하지 않았죠. 타락한 후에 녹색이 된 오크들은 아제로스로 넘어와 인간과 전쟁을 벌이게 되는데 아웃랜드에 남은 마그하르의 오크 일족을 돌보았던건 대모 게야입니다. 이 퀘스트가 대모 퀘스트가 된 게 바로 대모 게야 때문입니다.
퀘스트를 진행하다 보면 바로 대모 게야가 호드의 수장 스랄의 할머니라는 것이 밝혀집니다. 듀로탄의 어머니가 게야였던 것이죠. 게야의 부탁을 받고 오그리마에 가서 스랄에게 이 사실을 알린 후에 다시 게야에게 돌아가면 스랄이 고르크론 정예병들을 이끌고 마그하르를 방문하는 이벤트가 벌어집니다.
스랄의 게야를 만난 후에 그롬마쉬 헬스크림의 아들 가로쉬가 병맛 됐다는 이야기에 그의 오해를 풀어주기 위해 과거 헬스크림과 함께 싸우던 때의 영상을 보여줍니다. 워크래프트 3에서 나오는 유명한 동영상이죠. 이 때 헬스크림은 죽고 그의 묘비는 아직도 잿빛 골짜기에 가면 볼 수 있죠. 추수감사절 이벤트 때 그의 묘비에 음식을 바치는 퀘스트를 줍니다.
스랄이 보여준 동영상을 보고 자기 아버지가 킹왕짱인 영웅이란 것을 깨닫고 가로쉬는 다시 영웅스러운 모습을 되찾게 됩니다. 이 때 마그하르에 버프가 떨어집니다. 과거의 스랄 버프처럼요. 그리고 리치왕의 분노에서 가로쉬는 노스랜드 정벌에 앞장서게 됩니다.
보통 대모퀘스트를 해도 스랄 방문 이벤트 자체가 쿨타임이 있기 때문에 그냥 완료되고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은 이 퀘스트 하시는 분이 적어서 아마 완료하시면 이벤트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스랄의 외침이 들리고 마그하르에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니 동쪽 출입구 쪽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보시기 바랍니다.
리치왕의 분노는 불타는 성전보다 스토리에 더 엮인다고 하니 대모 퀘스트를 뛰어넘는 감동 퀘스트가 많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