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바로 일하라(REWORK)’는 ‘루비 온 레일즈(Ruby On Rails, RoR)’과 ‘Getting Real’로 유명한 37signals에서 내놓은 책입니다. 37signals는 컨설팅 회사였다가 자신들이 컨설팅한 방법론을 적용 할만한 마땅한 도구가 없음을 깨닫고 직접 적합한 도구를 만들어 제공하면서(Basecamp, Campfire 등) 지금은 유용한 웹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예전에 37signals에서 내놓은 책으로 Getting Real이 있습니다. Getting Real도 매우 좋은 내용이지만 Getting Real이 웹서비스 사업에 대한 크게 다루고 있다면 REWORK는 직원 개개인에 많이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은 37signal가 신입 사원 교육을 위해 만든 내용을 정리하고 다듬어서 묶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REWORK는 읽는 사람들의 마음을 꽤나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특히 커다란 기업에 다니고 오래 근무한 사람들은 더욱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몇몇 사람은 책을 바닥에 패대기 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이나 이해 보다 머리 속을 변명으로 가득 채우려 할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이 책은 우리가 일 하는 방식을 틀렸다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배우고 습득하는 일하는 방법은 대부분 성공한 사람들이나 유명한 컨설턴트, 자기계발 강사 등으로부터 나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허점이 있는데 전자는 이미 시장에서 기득권을 누리고 있고 후자는 실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큰 기업 입장에서 직원은 필요한 기능을 충족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이미 많은 시장을 가지고 있고, 그 시장을 지키기만 해도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흔히 말하는 튀는 직원보다 안정감 있고 일을 맡기면 충실히 하는 직원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스타트업처럼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야 하거나 시장 점유율이 매우 낮은 회사는 다릅니다. 특히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야 하는 스타트업이 탄탄한 자본과 숙련된 직원, 그리고 큰 시장을 충분히 점유하고 있는 기업에서처럼 일한다면 제대로 사업이 굴러갈 수가 없습니다.
바로 이 부분을 신랄하게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책 REWORK입니다. 바꿔 말해 너희들이 지금까지 일 해오는 방식은 틀렸으니까 다시 하라(REWORK)는 겁니다.
REWORK에서는 기존에 우리가 큰 기업의 성공한 사람이나 컨설턴트, 자기계발 강사 등으로 배워온 일반적인 상식에 반대되게 일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 중 몇 개를 꼽아보겠습니다.
- 실패에서 배우라는 말은 이제 그만 – 실패에서는 실패하지 않는 법을 배울 뿐 뭘 해야 할지에 관해 배울 수 없다.
- 완벽한 계획은 불가능하다 – 추측이 아닌 계획은 위험한 습관이다.
- 꼭 성장해야 하는가? – 소규모는 기착지가 아니라 그 자체로 의미 있는 목적지다.
- 외부 자금은 마지막에 고려하라 – 코 꿰이지 말고 다른 방법을 찾아라.
- 회의는 독이다
- 예측은 불가능하다 – 인간의 예측 능력은 참으로 보잘 것 없다.
- 경쟁자보다 적게 하라 – 경쟁자보다 적게 한다고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 너무 커버린 고객은 떠나보내라 – 현재의 고객에게 너무 집착하면 새로운 고객이 들어올 틈이 없다.
- 열정을 진정한 가치와 혼동하지 마라 – 아이디어들을 종이에 적어두고 며칠 뒤 냉정한 마음으로 가치를 평가하라.
- 기록하지 마라 – 정말 중요한 이야기는 그리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 언론 홍보는 스팸이다
- 어쩔 수 없을 때 인력을 고용하라 – 인력이 빠져나가도 즉시 채워 넣지 마라.
- 이력서는 무의미하다 – 자기소개서를 더 주시하라.(미국의 자기소개서인 Cover Letter는 한국과 전혀 다릅니다.)
- ‘가급적 빨리’는 독이다 – 지금 당장 처리하지 않는다고 해서 누가 죽는 것도 아니다.
어떻습니까? 아마 REWORK라는 책을 읽거나 내용에 대해 들어보지 않으셨다면, 지금까지 알던 상식과 거리가 먼 내용이 꽤 있을 겁니다.
아인슈타인이 한 말 중 이런 것이 있다고 합니다. “똑같은 방법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사람은 정신병자다.” 기존의 상식과 자신의 상황에 걸맞지 않는 방법을 가지고 매일 매일 똑같이 방법으로 일하면서, 현재 보다 훨씬 나은 결과 또는 성공을 얻겠다고 하는 것은 그야 말로 인생을 로또 한 방에만 의지하는 것이나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REWORK 내용을 기존 기업(특히 큰 기업)에 적용하는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스타트업이라면 REWORK를 통해 기존 상식과 틀을 부수어 버리고, 정말 제대로 한 번 일을 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이유로 저는 REWORK를 우리나라 모든 스타트업의 창업가와 직원들이 꼭 읽어야 하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