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의 이름을 들은 것은 우연이었다. 어디서인지도 기억나지 않지만 일본의 한 추리 소설 작가가 대단한 인기라는 것이다. 일본에서도 인기였지만 한국에서도 인기라고 했다. 추리 소설은 즐겨 읽는 장르가 아니었기에 그렇구나 하고 넘겼다.

그 뒤로도 히가시노 게이고에 대한 이야기는 종종 들려왔다. 그 중 가장 자주 들은 것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라는 책에 관해서다. 이 책은 국내에서 인기는 물론이거니와 여러 곳에서 추천 도서로 꼽혔다. 관심이 갔다. 하지만 추리 소설이라는 것 때문이었는지 손이 가지 않았다.

얼마 전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을 읽은 친구에게 가장 추천하는 작품을 물어보자 역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다가 읽던 책을 마저 읽고 나서 바로 읽기 시작했다.

시작부터가 좀 어색했다. 추리소설인데 인물들이 추리소설 속 등장 인물들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한참을 읽은 뒤에야 이 소설이 추리 소설이 아니라는 것을 깨닳았다. 추리 소설 작가라는 선입견 속에 당연히 이것도라고 생각을 해버린 것이다.

소설 속 내용은 잔잔하게 흘러간다. 처음에는 배경 지식이 없이 시간을 얽힌터라 복잡하다 생각도 들었지만 절반을 넘어가면서 오히려 단순한 구도에서 미리 뒤의 이야기가 짐작이 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잔잔히 흘러가는데 생각을 함께 흘려보내기 나쁘지 않았다.

마지막에 살짝 뿌려둔 복선을 깔끔하게 털어버리면서 소설은 끝난다. 열린 결말이라고는 하지만 크게 독자들의 생각을 열어두진 않은 결말이었다.

일본에서는 히가시노 게이고 팬들 사이에 이 소설은 그다지 인정을 받지 못 한다고 한다. 아마도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팬층이다 보니 그런 것 아닌가 싶다.

하지만, 그저 복잡하고 갈등으로 가득찬 요즘 대부분의 소설들 사이에서 이런 잔잔함은 꽤 독특하면서도 이걸 읽어야 할 이유가 되어주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