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개발자 세미나 또는 컨퍼런스를 몇 번 다녀 왔습니다. 좋은 컨퍼런스를 준비하고 진행하신 분들께 깊이 감사 드립니다.

컨퍼런스 마다 특색이 있고 잘 된 점과 아쉬운 점이 있기 마련인데, 저는 그런 자세한 부분이 아닌 좀 더 크게 보아 국내 개발자 컨퍼런스에 이런 방향성이 추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우리나라의 개발자들에서 제일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바로 네트워킹 입니다. 외국 컨퍼런스를 다녀오신 분들께 전해 들은 이야기로 해외에서는 이 사람들이 세션을 들으러온 것인지 아니면 명함 돌리러 온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네트워크를 만드는 일이 활발하다고 합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 컨퍼런스는 직장 동료나 친구, 동호회 사람들끼리 와서 세션 듣고 자기들끼리 수다 떨다 집에 돌아가는 모양새가 대부분입니다. 약간 발이 넓으신 분들은 유명하신 분들과의 네트워킹을 위해 움직이기도 하시지만 그게 개발자들끼리의 네트워크 구축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그래서 저는 컨퍼런스의 주 방향과는 별도로 참석자들의 네트워크 구성을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가지 방법을 제안 해봅니다.

미리 사전 등록시 태그를 몇개 등록하도록 합니다. 이 태그를 활용해서 주요 관심사가 같은 약 8 ~ 10명 정도의 소규모 그룹을 미리 구성 해놓습니다. 불참자를 대비해서 약간 그룹이 더 커도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등록시 이메일, 트위터, 블로그 주소 등을 담은 스티커를 만들어서 나눠줍니다.

자. 컨퍼런스 중간에 1 시간 정도 네트워킹 시간을 별도로 할당하고 네트워킹을 위해 모여서 앉도록 합니다. 물론 각 그룹별로 리딩을 위해 미리 주최 측에서 준비한 사람이 리더로 참여하거나 미리 자원봉사자 형태의 리더를 지원 받아 둡니다. 자원봉사자 같은 경우 약간의 선물을 주는 것도 좋겠습니다. 이 사람이 사람들을 모으고 소개하며 관심사 및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이끌어 나갑니다. 이런 행사 중에 아까 스티커를 롤링 페이퍼 식으로 하나씩 나눠서 받도록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네트워크 시간을 통해서 해당 그룹의 스티커를 일정 수 이상 모은 사람만 경품 행사에 당첨 자격을 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는 현재로서는 자발적으로 네트워킹을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 같지 않고, 개발자들이란 시스템이 주어지면 금새 이해하고 거기에 맞춰 행동하는 훌륭한 적응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컨퍼런스들도 지식의 공유나 비전 습득과 더불어 이 땅에 사는 모든 개발자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도와주는 그런 또 하나의 장이 되었으면 합니다.